하자 있는 부관에 따른 사법상 계약의 취소가능성 논점은 우리 시험에서는 중요도가 다소 떨어진다고 볼 수 있으나, 그래도 중요한 논점이기 때문에 행정법 파트에서 이 정도는 가져가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목차>
1. 문제 상황(하자 있는 부관에 따른 사법상 계약의 취소가능성)
위법한 부관(특히 부담)의 이행행위로 사법상 행위가 이루어지는 경우 증여계약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다면 상대방은 민법 제109조 제1항 본문(의사표시는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취소할 수 있다)에 따라 이를 취소할 수 있는데, 이 증여계약은 부담의 내용인 기부채납의무의 이행행위로 이루어져 부담과 증여계약은 일정한 관련성을 가진다. 따라서 기부채납부담이 위법하나 효력이 있다면 원인행위인 부담을 그대로 둔 채 그로 인해 이루어진 증여계약만을 따로 중요부분의 착오를 이유로 취소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는 것이다.
2. 학설
(1) 종속설(증여계약의 독자적인 취소가 불가능하다는 견해)
증여계약(기부행위)의 취소 여부는 행정법적 기준, 즉 부관의 효력 여부에 의존하여 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증여계약에 중요부분의 착오가 인정되더라도 그 원인행위인 부담이 무효이거나 취소 · 철회되지 않는 한, 부관인 부담인 행정행위의 공정력이 있어 의무를 부담하므로 증여계약만을 중요부분의 착오를 이유로 취소할 수 없다는 견해이다.
(2) 독립설(증여계약의 독자적인 취소가 가능하다는 견해)
이 견해는 증여계약의 중요부분에 착오성이 인정된다면 기부채납부담의 효력유지 여하와는 무관하게(즉 행정행위의 공정력과 무관하게) 민법 제109조 제1항에 따라 취소가 인정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3) 절충설(기부채납부담의 무효 · 단순위법 구별설)
기부채납부담이 무효이면 원칙적으로 증여계약(기부행위)의 중요부분에 대한 착오를 인정할 수 있어 기부행위의 취소가 가능하고, 기부채납부담이 단순위법사유인 경우에는 상대방은 기부의무를 부담하기 때문에 설사 그 위법성을 모르고 기부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은 중요부분의 착오를 인정할 수 없어 기부행위를 취소할 수 없다는 견해이다.
3. 판례
① 「기부채납의 부관이 당연무효이거나 취소되지 아니한 이상 토지소유자는 위 부관으로 인하여 증여계약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음을 이유로 증여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대판 1999.5.25. 98다53134)」고 하여 종속설(또는 절충설)로 보이는 판례가 있는가 하면, ② 「처분을 받은 사람이 부담의 이행으로 사법상 매매 등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 부담의 이행으로서 하게 된 사법상 매매 등의 법률행위는 부담을 붙인 행정처분과는 어디까지나 별개의 법률행위이므로 그 부담의 불가쟁력의 문제와는 별도로 법률행위가 사회질서 위반이나 강행규정에 위반되는지 여부 등을 따져보아 그 법률행위의 유효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판 2009.6.25. 2006다18174)」라고 하여 독립설을 취한 것으로 보이는 판례도 있다.
4. 검토
기부채납부담은 그대로 두고 증여계약만을 취소할 수 있다면 증여계약의 근거인 부담의 효력은 여전히 존재하는데 그 이행행위인 증여계약의 효력은 상실되는 결과가 되어 공정력과 모순이므로 종속설이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