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계획의 처분성, 행정계획의 위법성 [CASE STUDY 32-1] ★★

행정계획의 처분성, 행정계획의 위법성 관련 논점은 개인적으로는 중요한 논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시험에서는 약간 덜 다뤄지고 있는 느낌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논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판결의 기속력과 연결하여 출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행위와 처분의 개념, 계획재량에 대한 개념이 특히 중요하다고 본다.


행정계획-처분성-위법성

행정청 을의 관할 구역 내에 있는 A도시공원을 찾는 등산객이 증가하고 있다. 등산객들이 공원입구를 주차장처럼 이용하여 공원의 경관과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 이에 관할 행정청 을은 이곳에 휴게 광장을 조성하여 주민들에게 만남의 장소를 제공하고, 도시 경관을 향상시키기 위해 갑의 토지를 포함한 일단의 지역에 대해서 광장의 설치를 목적으로 하는 도시관리계획을 입안 · 결정하였다. 그런데 행정청 을은 지역 발전에 대한 의욕이 앞선 나머지 인구, 교통, 환경, 토지이용 등에 대한 기초조사를 하지 않고 도시관리계획을 입안 · 결정하였다. 그런데 행정청 을은 지역 발전에 대한 의욕이 앞선 나머지 인구, 교통, 환경, 토지이용 등에 대한 기초조사를 하지 않고 도시관리계획을 입안 · 결정하였다. 갑은 자신의 토지 전부를 광장에 포함시키는 을의 도시관리계획 입안 · 결정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고, 위 도시관리계획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

(1) 위 취소소송에서 갑의 청구는 인용될 수 있는가? (30점)



갑의 취소소송의 인용가능성에서는 소송요건과 관련해서는 대상적격이 특히 문제되고, 본안요건인 도시관리계획결정의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기초조사를 하지 않은 절차적 위법성 그리고 계획재량에 있어 형량명령에 위반(내용상 위법성)되는 것은 아닌지가 문제된다.


(가) 갑의 취소소송은 관할권 있는 법원에(행정소송법 제9조), 원고적격(동법 제12조)과 피고적격을 갖추어(동법 제13조), 처분등을 대상으로(동법 제19조), 제소기간 내에(동법 제20조), 권리보호필요성 요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나) 설문의 경우는 다른 요건은 문제되지 않고 대상적격이 특히 문제된다.

(가) 취소소송의 대상에 대해 행정소송법 제19조 본문은 “취소소송은 처분등을 대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동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취소소송의 대상인 ‘처분등’을 ① 처분인 ⓐ 공권력의 행사, ⓑ 그 거부, ⓒ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과 ② 행정심판에 대한 재결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나) 설문에서는 적극적 공권력행사가 문제되는데, 먼저 행정행위와 처분의 관계를 검토한 후 도시관리계획결정이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인지를 살펴본다.

(가)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처분’ 개념을 광의로 정의(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하고 있어 행정소송법상의 처분개념이 강학상 개념인 행정행위와 동일한 것인지에 대해 학설이 대립된다.

(나) 학설은 ⓐ실체법적 개념설(일원설)은 쟁송법적 개념설이 처분개념에 포함시키고 있는 비권력적 행정작용에 대한 권리구제수단은 항고소송이 아니라 당사자소송이나 법정외소송을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 쟁송법적 개념설(이원설)은 비권력적 행정작용에 대해 항고소송을 인정함으로써 실효적인 권리구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다) 판례는 쟁송법적 개념설이 대표적으로 주장하는 비권력적 사실행위에 대해 처분성을 부정하고 있어 기본적으로 실체법적 개념설의 입장이다. 다만, 처분개념이 확대될 여지를 인정한 판결도 있다(대판 1993.12.10. 93누12619).

(라) 취소소송은 법률관계를 발생시키는 행정작용의 효력을 깨뜨리기 위한 형성소송(행정소송법 제29조 제1항 참조)이므로 취소소송의 대상을 법률관계를 발생시키는 행정행위(법적 행위)에 한정하는 실체법적 개념설이 타당하다.

① 행정청 – 전통적 의미의 행정청뿐만 아니라 합의제기관, 실질적 의미의 처분을 하는 경우 법원이나 국회의 기관, 행정소송법 제2조 제2항의 행정청 등 자신의 명의로 처분을 할 수 있는 모든 행정청(기능적 의미의 행정청)을 말한다 – 이 행하는 행위로 ② 구체적 사실 – 규율대상이 시간적으로 1회적, 공간적으로 한정되어야 한다 – 에 관한 ③ 법집행행위 – 입법이 아니라 법의 집행행위라야 한다 – 이며, ④ 공권력행사 – 공법에 근거하여 우월한 지위에서 일방적으로 행사하여야 한다 – 이어야 한다.

(가) 실체법적 개념설에 따르면 취소소송을 위법한 법률관계를 소급적으로 제거하는 형성소송으로 보기 때문에 ‘법적 행위’를 처분의 요건으로 본다.

(나) 법적 행위란 ① 외부적 행위이며, ② 권리 · 의무와 직접 관련되는 행위를 말한다. 판례도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함은 …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다(대판 2008.9.11. 2006두18362)」고 한다.

(가) 도시관리계획결정은 행정청 을이 행하는 휴게광장설치라는 사실에 대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의 집행행위이며 우월한 지위에서 행하는 일방적 행위이다.

(나) 그리고 도시관리계획결정이 있으면 각 도시계획의 내용에 따라 국민의 권리의무에 구체적 · 개별적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도시관리계획결정은 국민의 권리 · 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법적 행위이다. 따라서 설문의 도시관리계획결정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다.


(가) 설문에서 기초조사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절차상 하자를 인정할 수 있다.

(나) 판례도 기초조사절차를 거치지 않는 하자를 (현행) 도시관리계획결정의 절차상 하자로 보고 있다(대판 1990.6.12. 90누2178).

취소소송 등의 기속력이 절차의 위법을 이유로 하는 경우에 준용된다는 점(행정소송법 제30조 제3항) 등에 비추어 다수설과 판례는 절차상 하자의 독자성 위법성을 긍정한다.

중대명백설에 따르면 기초조사를 하지 않은 위법은 일반인의 관점에서 외관상 명백하지만, 적법요건의 중대한 위법으로 보기는 어려워 취소사유로 보아야 한다(대판 1990.6.12. 90누2178).

행정기관은 행정계획을 수립 · 변경함에 있어서 계획재량을 가지는데, 계획재량을 행정주체가 계획법률에 따라 계획을 책정함에 있어 갖는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말한다. 그러나 계획재량은 무제한적인 것은 아니며, 일정한 한계를 준수해야 한다.

(가) ① 행정계획의 목적은 근거법에 부합해야 하며, ② 행정계획은 그 목적실현에 필요한 수단이어야 하며, ③ 행정계획이 목적실현에 필요한 수단이라고 하더라도 전체로서 계획관련자 모두의 이익(공익 상호 간, 사익 상호 간 및 공익과 사익 상호 간)을 정당하게 형량하여야 한다(형량명령의 준수).

(나) 특히 형량명령의 준수는 ⓐ 비교 · 형량하여야 할 관련이익(관련 공익과 사익)의 조사[조사 단계], ⓑ 관련이익의 중요도에 따른 평가[평가 단계], ⓒ 협의의 비교형량[비교 · 형량 단계]의 3단계에 걸쳐 행해진다. 만일 이러한 형량명령에 위반한다면 해당 행정계획은 위법한 것이 된다(형량명령의 위반=형량하자).

(다) 학설은 이처럼 형량하자가 있는 경우를 ⓐ 형량이 전혀 없던 경우(형량의 해태), ⓑ 형량에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특정이익이 고려되지 않은 경우(형량의 흠결), ⓒ 관련된 공익 또는 사익의 의미(가치, 내용)를 잘못 평가한 경우(오형량)로 나누고 있다(대판 2007.4.12. 2005두1893)(원지동 추모공원 사건).

(라) 행정기본법도 행정청은 행정청이 수립하는 계획 중 국민의 권리 · 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계획을 수립하거나 변경 · 폐지할 때에는 관련된 여러 이익을 정당하게 형량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행정기본법 제40조의4). 

(가) 주민들에게 만남의 장소를 제공하고 도시 경관을 향상시킨다는 행정계획의 목적은 근거법에 부합하며, 광장설치를 위해 도시관리계획결정을 하는 것도 목적실현을 위한 필요한 수단으로 보인다.

(나) 형량명령과 관련해서 ① 형량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고 보아야 하며, ② 형량에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이익이 고려되지 않은 사정도 발견하기 어렵다(설문은 인구, 교통, 환경, 토지이용 등에 대한 기초조사를 하지 않고 도시관리계획을 입안 · 결정하였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형량이 없었다거나 고려해야 할 이익이 고려되지 않았다고 볼 여지도 있다). ③ 공익(휴게 광장을 조성하여 주민들에게 만남의 장소를 제공하고, 도시 경관을 향상시키기 위한다는 공익적인 사정)과 사익(갑의 토지전부에 대한 가치 등)의 중요성 내지 가치를 잘못 평가했다고 볼 여지는 있을 수 있으나 그러한 사정도 설문상 분명하지는 않다. ④ 다만, 공익과 사익 간의 조정이 객관적으로 비례원칙에 위반되는 것으로 볼 수는 있다. 왜냐하면 만남의 장소를 제공하고, 도시 경관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은 그리 중대한 공익으로 보이지 않지만 갑의 토지는 그 전부가 광장으로 포함되기에, 행정청이 추구하는 공익목적에 비해 사익에 대한 침해가 더 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설문의 갑의 취소소송은 소송요건을 갖추고 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 기초조사를 하지 않아 절차상의 위법이 있고, 형량명령에도 위반되어 내용상의 위법이 존재한다. 그러한 사유는 중대명백설에 따를 때 취소사유이기 때문에 갑의 취소소송은 인용될 수 있을 것이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