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분의 위법성 판단기준시 ★★ / 집행정지, 가처분 ★★★ [CASE STUDY 48-2]

처분의 위법성 판단기준시, 집행정지, 가처분 논점도 역시 기본적인 논점이다. 전부 기본적인 논점이냐라고 하면, 사실 그렇다. 다만, 출제의 빈도에 따라 논점별로 중요성이 다를 뿐이다. 하지만, 그래봤자, 최대 100개도 안된다. 여기에 핵심적인 논점은 60여 개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이 정도는 그래도 공부해야 되지 않나 싶다.


처분의위법성판단기준시-집행정지-가처분

A국 국적의 외국인인 갑은 자국 정부로부터 정치적 박해를 받고 있었다. 갑은 2018.11.20.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여 입국 심사 과정에서 난민신청의사를 밝히고 난민법상 출입국항에서의 난민인정신청을 하였다. 인천국제공항 출입국관리공무원은 2018.11.20. 갑에 대하여 입국목적이 사증에 부합함을 증명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입국불허결정을 하고, 갑이 타고 온 외국항공사에 대하여 갑을 국외로 송환하라는 송환지시서를 발부하였다. 이에 갑은 출입국 당국의 결정에 불만을 표시하며 자신을 난민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당국은 갑에게 난민심사를 위하여 일단 인천공항 내 송환대기실에 대기할 것을 명하였다.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은 입국이 불허된 외국인들이 국회송환에 앞서 임시로 머무는 곳인데, 이곳은 외부와의 출입이 통제되는 곳으로 갑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대기실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출입국 당국은 2018.11.26. 갑에 대하여 난민인정거부처분을 하였고, 갑은 이에 불복하여 2018.11.28. 난민 인정 거부처분 취소의 소를 … 제기하였다.

★★

(1) 위 난민 인정 거부처분 후 갑의 국적국인 A국의 정치적 상황이 변화하였다. 이와 같이 변화된 A국의 정치적 상황을 이유로 하여, 법원이 난민인정거부처분의 적법 여부를 달리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검토하시오. (15점)

★★★

(2) 갑의 난민 인정 거부처분 취소소송 중 잠정적으로 갑의 권리를 보전할 수 있는 가구제 수단을 검토하시오. (15점)



외국인 갑에 대한 행정청의 난민인정거부처분이 거부처분 당시는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국적국인 A국의 정치적 상황이 변하여 난민인정거부처분이 적법하게 되었다면 법원이 난민인정거부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지, 즉 처분의 위법성 판단의 기준시점이 문제된다.

다수설과 판례에 따르면 취소소송의 본안판단의 대상인 소송물은 처분의 위법성 일반인데, 이 위법성을 판단하는 기준시점이 어디인지에 대해 학설의 대립이 있다.

항고소송의 주된 목적은 개인의 권리구제에 있기 때문에 처분시 이후의 공익적 사정을 법원은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다수견해).

항고소송의 주된 목적은 행정법규의 정당한 적용이라는 공익실현이기 때문에 법원은 처분시 이후 발생한 공익적 사정도 고려하여 처분의 효력을 유지시킬 것인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 원칙적으로 처분시를 기준으로 하면서, 예외적으로 영업허가취소나 물건의 압수처분 등과 같이 계속효 있는 처분에 대하여는 판결시를 기준으로 하는 견해와 ⓑ 적극적 · 침익적 처분의 경우 처분시를 기준으로 하고, 거부처분의 경우 판결시를 기준으로 하는 견해가 있다.

(가) 판례는 행정소송에서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행정처분이 있을 때의 법령과 사실상태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처분시설)(대판 1993.5.27. 92누19033). 그리고 거부처분의 경우도 거부처분시를 기준으로 처분의 위법성을 판단한다(대판 2008.7.24. 2007두3930).

(나) 다만, 법원은 행정처분 당시 행정청이 알고 있었던 자료뿐만 아니라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제출된 모든 자료를 종합하여 처분 당시 존재하였던 객관적 사실을 확정하고 그 사실에 기초하여 처분의 위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대판 2010.1.14. 2009두11843).

위법성 판단의 기준을 판결시로 할 경우 판결지체 여하에 따라 처분시에 위법하였던 행위가 적법한 행위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처분시에는 적법했던 행위가 후에 위법한 것으로 될 수 있어 이론적으로 문제가 있다. 따라서 처분시설이 타당하다.

다수설과 판례 입장인 처분시설에 따른다면, 법원은 난민인정거부처분 이후의 사실적 · 법적 상태를 고려해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국적국인 A국의 정치적 상황이 변하여 난민인정거부처분이 적법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처분시를 기준으로 난민인정거부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해야 한다.


갑이 난민인정거부처분 취소소송 중 잠정적으로 권리를 보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집행정지를 생각할 수 있고, 가처분의 가능성도 함께 검토해 본다.

행정소송법은 집행부정지원칙을 채택하고 있지만,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원고의 권리보호를 위해 처분의 효력정지 등을 인정하고 있다(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 설문에서는 난민인정거부처분에 대해 행정소송법상 집행정지가 가능한지가 문제된다.

집행정지의 적극적 요건은 신청인이 주장 · 소명하며, 소극적 요건인 행정청이 주장 · 소명한다(행정소송법 제23조 제4항 참조)(대결 1999.12.20. 99무42).

갑이 난민인정거부처분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하였기에 문제되지 않는다.

처분등이 존재해야 한다. 다만 거부처분취소소송에서 집행정지신청이 가능한지에 대해 학설이 대립된다.

집행정지제도는 소극적으로 처분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를 만드는 효력은 있으나, 행정청에 대하여 어떠한 처분을 명하는 등 적극적인 상태를 만드는 효력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거부처분에 집행정지가 인정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가) 부정설

이 견해는 행정소송법 제23조 제6항은 집행정지결정의 기속력과 관련하여 기속력에 관한 원칙규정인 행정소송법 제30조 제1항만을 준용할 뿐 재처분의무를 규정한 제30조 제2항을 준용하고 있지 아니함을 근거로 한다.

나) 제한적 긍정설

원칙적으로 부정설이 타당하지만, 예를 들어 기간에 제한이 있는 허가사업을 영위하는 자가 허가기간의 만료전 갱신허가를 신청하였음에도 권한행정청이 거부한 경우에는 집행정지를 인정할 실익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에는 제한적으로 긍정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이다.

판례는 거부처분은 그 효력이 정지되더라도 그 (거부)처분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를 만드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행정청에게 어떠한 처분을 명하는 등 적극적인 상태를 만들어 내는 경우를 포함하지 아니하기에 거부처분의 집행정지를 인정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대결 1992.2.13. 91두47). 이에 따라 접견허가거부처분(대결 1991.5.2. 91두15), 투전기영업허가갱신거부처분(대결 1992.2.13. 91두47) 등의 집행정지신청을 모두 부적법하다고 보았다(부정).

거부처분의 집행정지에 의하여 거부처분이 행해지지 아니한 상태(신청만 있는 상태)가 된다면 신청인에게 법적 이익이 인정될 수 있고, 그러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집행정지신청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제한적 긍정설이 타당하다.

설문은 난민인정이 거부된 경우이므로 집행정지결정에 의하여 거부처분 전의 상태가 됨에 따라 갑에게 법적 이익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제한적 긍정설이 말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난민인정거부에 대해서는 집행정지가 인정되지 않는다.

(가) 집행정지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처분등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으로 인하여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야 한다. 판례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일반적으로 사회통념상 금전배상이나 원상회복이 불가능하거나, 금전배상으로는 사회통념상 당사자가 참고 견딜 수 없거나 참고 견디기가 현저히 곤란한 경우의 유형 · 무형의 손해를 말한다고 본다(대결 2004.5.17. 2004무6). 기업의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에 해당한다고 하기 위해서는 … 사업자체를 계속할 수 없거나 중대한 경영상의 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이는 등의 사정이 존재하여야 한다고 본다(대결 2003.4.25. 2003무2).

(나) 설문에서 난민인정거부에 대한 집행정지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공항 송환대기실에서 외부와는 통제된 상태로 대기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갑의 손해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에 해당한다.

(가) 이는 회복곤란한 손해가 발생될 가능성이 시간적으로 절박하여 본안판결을 기다릴 여유가 없는 것을 말한다.

(나) 설문은 긴급한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가) 행정소송법 제23조 제3항에서 집행정지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을 것이라고 할 때의 ‘공공복리’는 그 처분의 집행과 관련된 구체적이고도 개별적인 공익을 말하는 것이다.

(나) 설문에서 집행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만일 갑을 잠정적으로 난민인정하여 외국인의 출입국관리에 중대한 영향이 있다면 집행정지는 인정되지 않는다).

(가) 명문에 규정된 요건은 아니지만, 판례는 본안에 이유 없음이 명백하다면 집행을 정지할 이유가 없다고 보면서 이를 집행정지의 소극적 요건으로 본다(대판 1997.4.28. 96두75).

(나) 분명하진 않지만 설문은 본안에 이유 없음이 명백한 경우는 아니다.

설문은 집행정지 요건을 구비하고 있지 못하므로 갑이 집행정지를 신청한다면 기각될 것이다.

집행정지는 잠정적으로 수익적 처분의 발령을 행정청에 명하는 기능이나 처분이 행해지기 전에 잠정적으로 발령금지를 명하는 기능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기능적 한계로 인해 민사집행법상의 가처분제도가 난민인정거부처분 취소소송에 준용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가처분이란 다툼이 있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잠정적으로 임시의 지위를 보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가구제제도이다(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집행법 제300조 참조).

현행법상 집행정지제도는 소극적 가구제 수단에 불과하기에 적극적 가구제 수단인 가처분이 필요하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현행법은 의무이행소송이나 예방적 부작위소송을 인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가처분의 본안소송이 있을 수 없는 바, 긍정설을 취하여도 실익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원칙적으로 가처분 규정을 준용할 수 있지만, 행정소송법이 집행정지제도를 두고 있는 관계상 집행정지제도가 실효적인 권리구제가 되는 경우에는 가처분이 인정될 수 없고 그 외의 범위에서만 가처분제도가 인정된다고 보는 견해이다.

판례는 민사집행법상의 보전처분(가압류, 가처분)은 민사판결절차에 의하여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에 관한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행정소송에 가처분을 인정하지 아니한다(대결 1992.7.6. 92마54).

당사자의 실효적인 권리구제 확대라는 측면에서 민사집행법상 가처분 규정을 항고소송에도 적용함이 타당하다. 다만 현행법이 처분등에 대해 집행정지제도를 두고 있는 이상 절충설이 타당하다.

절충설에 따르면, 난민인정거부처분에 대해 행정소송법상 집행정지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가처분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다만, 가처분의 요건을 구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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